다섯 천축 에 예속되어 있는 나라는 수십 나라에 이르며, 풍속과 물산은 대체로 같았다.   가몰로국(伽沒路國) 이 있는데, 그 나라의 풍속은 해를 향해서 동쪽의 문을 열어 놓는다.   왕현책(王玄策) 이 이 나라에 이르렀을 때 그 나라의 왕이 사자를 보내 진기한 이물(異物)과 지도를 바치고,   노자(老子) 의 형상과   도덕경(道德經) 을 구하였다.   나게타국(那揭陀國) 에는   혜라성(醯羅城) 이 있는데 가운데   중각(重閣) 이 있으며, 부처의 머리 뼈 와 석장(錫杖) 을 간직하였다. [ 태종(太宗) ] 정관(貞觀) 20년(646)에 사자를 보내와 방물을 바쳤다. [ 측천무후(則天武后) ] 천수(天授) 2년(691)에   동천축(東天竺) 의 왕   마라지마(摩羅枝摩) ,   서천축(西天竺) 의 왕   시라일다(尸羅逸多) ,   남천축(南天竺) 의 왕   차루기발라파(遮婁其拔羅婆) ,   북천축(北天竺) 의 왕   루기나나(婁其那那) ,   중천축(中天竺) 의 왕   지파서나(地婆西那) 가 모두 와서 공물을 바쳤다. [ 중종(中宗) ] 경룡(景龍) 원년(707)에 다시 사자를 보내와 방물을 바쳤다. [ 현종(玄宗) ] 개원(開元) 2년(714)   서천축 에서 다시 사자를 보내와 방물을 바쳤다. 개원 8년(720)   남천축국 에서 사자를 보내와 말을 할 수 있는 다섯 색깔을 지닌 앵무새를 바쳤다. 그 해 남천축국왕   시리나라승가(尸利那羅僧伽) 가 전쟁에 동원되는 코끼리와 병마를 가지고   대식(大食) 과   토번(吐蕃)   등과 싸울 것을 청하면서 이 군대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현종 이 이를 매우 가상히 여겨   회덕군(懷德軍) 이라 명명하였다. 구월, 남천축국왕   시리나라승가 ,   보다지마(寶多枝摩) 가   당나라 를 위해서 절을 짓고는 표를 올려 절 이름을 내려줄 것을 청하니, 칙을 내려   귀화(歸化) 라 이름을 지어 그들에게 하사하였다. 십일월, 사자를 보내   이나라가보다(利那羅伽寶多) 를 책립하여 남천축국왕으로 삼으니, 사자를 보내와 내조하였다. 개원 17년(729) 유월,   북천축국 의   삼장사문승밀다(三藏沙門僧密多) 가 질한(質汗) 등의 약을 바쳤다. 19년(731) 시월, 중천축국왕   이사복마(伊沙伏摩) 가 그의 대덕승(大德僧) 을 보내와 조공을 바쳤다. 29년(741) 삼월, 중천축국왕의 아들   이승은(李承恩) 이 내조하니, 유격장군(游擊將軍) 을 제수하고, 돌려보냈다. 천보(天寶) 연간(742～755) 여러 차례 사자를 보내왔다.

-구당서 외국열전 천축 기록 중.

건봉(乾封) 3년(668)에   오천축 이 모두   내조 하였다. 개원 연간(713~741)에   중천축 이 사신을 세 차례 보냈고,   남천축 이 한 차례 보내 다섯 가지 색깔에 능히 말을 하는 새를 헌상했다. 그리고 병력을 보내   대식 과   토번 을 토벌해 줄 것을 청하고 그 군대의 이름을 지어줄 것을 청하였다. 사신이 말하기를 “번방의 오랑캐는 포대(袍帶)만 받아도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자, 황제는 금포(錦袍)·금혁대(金革帶)·어대(魚袋)   등 칠사(七事) 를 하사해 주었다.   북천축 은 한 차례 사신을 보내왔다.

-신당서 외국열전 천축 기록 중.

이는 천축국(오천축국) 곧 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의 모든 국가들이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 입조해 중국의 당나라 조정을 섬겨온 기록들입니다. 천축국 곧 오천축국을 섬기는 수십여개의 나라들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강성, 번영한 것이 분명하게 기록된 것을 보면, 인도의 역사를 두고 현 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 국가들의 잠재력을 논하게 일견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이런 의미라면 우리나라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기록을 참조해주세요.

더구나  개원(開元) 황제께서 어우(御寓)하시어 바다에 물결에 일지 않을 때에는, 자주 왕언(王言)을 주시어 문덕(文德)을 널리 펴시었고, 뒤에 신의 선조 흥광(興光 신라 성덕왕(聖德王), 헌영(憲英 신라 경덕왕(景德王)) 부자가 제법 능히 선(善)을 사모할 줄 안다 하여, 여러번 팔분체(八分體)의 어찰(御札, 팔분체의 어찰, 팔분어찰 곧 임금이 직접 쓴 서찰)을 하사하셨는데, 그 어필(御筆)이 용이 날뛰는 듯, 봉이 날아가는 듯하여 채전(綵牋)이 이로 말미암아 빛을 더하고 신필(神筆)이 지금까지 아직 젖어 있으니, 보옥(寶玉)을 백숙(伯叔)의 나라에 나눠줌을 일찍이 들었으나, 은구(銀鉤)를 이적(夷狄)의 시골에 하사하심은 예전에는 보지 못한 바이었나이다.  그 조지(詔旨)에 이르기를,   “경(卿)을   노위 ( 魯衛 )에 비(比)하노니 어찌    번복 ( 蕃服 )과 같으랴.” 하셨나이다. 또 대력(大曆) 연간에는 천어(天語)를 내리사 이르기를, “구주(九州) 밖에 있으면서도 제후(諸侯)에 비할 만하며 만국 중에 진실로   군자 ( 君子 )이다.”   하였으니, 이것이 모두 사랑으로 허물을 잊으심이요, 칭찬이 지나치심이라, 소국(小國)이 감당하지 못할 바이로소이다.

- 동문선 제33권/표전(表箋)   조서 두 함을 하사하심을 사례하는 표[謝賜詔書兩函表]

그리고 가령   개원황제(開元皇帝)가 제위에 올라 바다에 물결이 일지 않을〔海不揚波〕당시 에는 왕언(王言)을 곧잘 베풀어 문덕을 크게 펼치셨습니다. 또 이와 함께 신의 선조인   흥광(興光)과 헌영(憲英)   부자가 그저 선(善)을 사모할 줄 안다고 하여, 여러 차례나 팔분(八分) 서체(書體)의 어찰(御札, 팔분체의 어찰 곧 팔분어찰. 임금이 직접 쓴 서찰)을 하사하셨는데, 용이 뛰어오르고 봉이 날개를 치듯 하지 않는 것이 없었으니, 채색이 어린 전지(牋紙)가 이로 인하여 더욱 빛이 나는 가운데 신운(神韻)이 감도는 필적이 지금까지도 광택을 발하고 있습니다. 보옥을 백숙(伯叔)의 나라에 나누어 주었다는 말은 일찍이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은구(銀鉤) 를 이적(夷狄)의 지방에 하사한 것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던 바입니다.  그 조지(詔旨)의 내용을 보면    “ 경(卿)의 나라는 거의   노위 ( 魯衛 )에 비교된다고 할 것이니,   어찌 또   번복 ( 蕃服 )과 똑같이 대우하겠는가.” 라고 하였으며, 또   대력(大曆)   연간에 이르러 내린 조칙의 내용을 보더라도 “구주(九 州)의 밖에   있지만    중국의 제후에 비길 만하고 , 모든 나라 가운데에서 바로   군자 의 나라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모두 소방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지나치게 칭찬하신 것으로서, 소방의 입장에서는 감히 감당하지 못할 말씀이라고 할 것입니다.

- 고운집 제1권/표(表)   조서 두 함을 내린 것을 사례한 표문〔謝賜詔書兩函表〕

이는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서 신라국을 두고서 자국(중국의 당나라 조정)과 노위의 관계에 비하니, 번복(번국.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 입조해 중국의 당나라 조정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의미합니다.)과 똑같이 대우하겠으며, 신라국이 당나라의 영토 밖에 있는 외국이지만, 당나라의 제후(내복, 내지. 곧 당나라의 영토)에 비길 만하고, 모든 나라들 중 단연 군자국이라고 극찬한 기록입니다. 즉, 중국의 당나라 조정은 기원후 700년대, 기원후 800년대 당시의 국제사회, 국제질서를 당나라, 신라국 그리고 그 외 나머지 이렇게 간주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구당서 외국열전, 신당서 외국열전, 책부원귀 이 세 기록들을 잘 보면, 돌궐국(후돌궐국, 돌궐 제 2왕조), 회흘국(회골국, 위구르 왕조), 토번국(티베트 왕조)은 물론, 서역(서양)의 대표적인 국가들인 천축국(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의 모든 국가들에 대한 통칭, 오천축[오천축국]으로도 불리었지요.), 파사국(페르시아, 현 이란), 대식국(백의대식국, 흑의대식국, 이슬람 왕조, 우마이야 왕조, 아바스 왕조), 불름국(불림국, 대진국, 로마-동로마) 역시 중국의 당나라 조정에 입조해 중국의 당나라 조정을 섬겨온 입장이였음을 여실히 알 수 있을 것인데요. 이들 모두가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 총체적 역량에 비할 바가 못된 것으로 간주되었던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는 신라국과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상에서의 남북국(남북조) 시대를 구성하였고, 또 중국의 당나라 조정으로부터 해동성국으로 칭송을 받아온 발해국마저도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 총체적 역량에는 미치지 못하였음을 정도이니, 다른 나라들이 비할 수 없었던 신라국의 국제적 위상, 총체적 역량의 성대함을 알 만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잘 보시면, 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이 수십여개의 나라들의 섬김을 받을 정도로 번영하였지만, 전세계 기준으로 보면, 동양문명권 그 중에서도 중국, 한국에겐 미칠 바가 되지 못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근대 곧 전근현대 내내 전세계의 모든 문명권들 중에서 가장 선진적인 문명권이 바로 동양문명권이였고, 이 동양문명권에선 중국, 한국이 단연 양대 최선진국으로써 그 중심이 되어왔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인도를 위시한 남아시아권의 역사를 두고 잠재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던데, 이런 개념을 가정하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전세계 그 어떤 나라들도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근미래는 세간에서 언급하는 중국, 인도가 아니라 중국, 한국이 선도, 주도해나간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합당하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전세계의 인류문명사에 보다 분명한 이해가 되었으면 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