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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듄' 보기 전 꼭 알아야 할 세계관 ,,,
yohji | 2021-10-21 (목) 15:40 | 조회 2,526 | 추천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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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모래혹성 아라키스로 안내하는 가이드

 영화 <듄> 포스터 이미지.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1_<듄>의 연대기
 

#1. 1965년
 


1959년, 기자 등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던 미국 작가 프랭크 허버트는 기사 작성을 위해 오리건 주의 사막을 찾는다. 정작 기사는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웅혼한 풍광에 매료된 작가는 6년에 걸쳐 자료 조사와 구상을 통해 1965년, 소설 <듄> 1권을 내놓는다. 이 스페이스 오페라는 출간되자마다 과학소설의 양대 산맥이라는 휴고상과 네블러상을 석권한다.
 
흔히 국내에서 과학소설의 품격을 논할 때 서구의 대표적인 수상 실적으로 위의 두 상을 거론하곤 하지만 이 둘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 휴고상이 일반 독자의 인기투표라면 네블러상은 업계 전문가들에 의해 선정되는 상이다. 즉 휴고상과 네블러상 동시 석권이란 대중성과 인지도는 물론 전문적 수준까지 인정받았다는 뜻. 국내에 비해 압도적인 서구 과학소설 분야에서도 위의 두 상 동시수상이라 홍보할 수 있는 작품은 손에 꼽을 만하다.
 
<듄>은 작가 생전에 6권까지 출간되어 거대한 연대기이자 우주를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로 완성된다. 작가의 별세 후 아들이 물려받아 부친이 쓴 메모를 바탕으로 연대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 수준은 훨씬 못 미친다고 전한다. 하지만 작가 생전 남긴 스케치에 기반을 둔 후속 작업들은 <듄>의 규모에 맞는 보완과 해설로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이다.
 
<듄>은 출간 직후부터 격찬을 받으며 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현대의 고전으로 서구권에선 대접받는 중이다. 이런 반열에 오른 것 중 SF / FANTASY 분야에서 비견될 만한 체급은 J.R.R.톨킨의 <반지의 제왕> 이외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국내에선 영상화 이후 <반지의 제왕>의 인지도가 '넘·사·벽'이 되었지만 사실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반지의 제왕> 또한 소수 애호가 층에게만 알려진 작품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듄>의 제대로 된 영상화는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과학소설 전문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2002년 18권으로, 2021년 6권 박스 세트로 재출간된 판본이 번역되어 있다.
 


#2. 1974년
 
'컬트영화'의 거장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칠레 출신의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다. <판도와 리스> <엘 토포> <홀리 마운틴> 등의 기이한 영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던 조도로프스키 감독은 어느 날 꿈에서 계시를 받았다며 <듄>의 영화화를 시작한다. 실험적인 소규모 영화를 만들던 감독은 오늘날까지 그 어떤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에도 견줄 만한 거대한 스케일의 영화화를 꿈꾼다.
 
우선 감독이 생각한 영화의 분량은 16시간에 달했다(!). 조도로프스키는 <듄>은 위대한 고전이므로 10시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운드트랙은 당대 최고의 프로그래시브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에게 맡긴다. 특수효과는 훗날 <에이리언> 시리즈로 유명해진 댄 오배넌, 미술과 디자인은 전설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뫼비우스와 H.R. 기거, 주연으로는 자신의 아들인 브론티스를, 살바도르 달리(!!)와 오손 웰즈(!!!) 등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이 지금 생각하면 허무맹랑하게 보이는 기획은 의외로 구체적으로 진행되었다. 조도로프스키는 당대의 괴짜로 통하던 만큼 자신이 열의를 느낀 작업에는 맹렬히 달려들었고 그런 분위기는 주변에도 전염되어갔다. 수많은 콘셉트 아트가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감독이 생각했던 소설 캐릭터와 배경의 시각적 이미지가 유추된다. 실험 영화의 파격과 대자본의 지원이 어우러진 이뤄지기 힘든 조합을 지금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지만 결국 예상대로 영화화는 무산된다. 훗날까지 조도로프스키는 이 거대한 미완의 프로젝트를 놓친 걸 마음에 두고 한동안 다른 작업도 하지 못했다고 전한다. 국내에는 영화잡지 < KINO >에서 탄생하지 못한 미완의 영화 프로젝트라는 특집 기획에서 최초로 이 환상의 영화 기획을 소개한 바 있다.
 


#3. 1984년
 
하지만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원작소설의 명성에다 이미 1974년 영화화가 일차 진행되었던 만큼, <듄>의 영화화 시도는 거듭된다. 판권을 갖고 있던 제작자 디노 디 로렌티스는 당시 떠오르던 신예 감독들에게 이 매력적인 작품의 연출을 맡기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리들리 스콧(!)을 거쳐 데이비드 린치(!!)가 결국 메가폰을 쥐게 된다. 최초 영화화 시도에서 10년이 지나 <듄>이 개봉한다. 하지만 10시간은 넘어야 한다던 조도로프스키의 호언장담에 비해 데이비드 린치의 버전은 136분에 불과했다. 그리고 방대한 원작을 너무 날림으로 축약한 데다 주제의식을 날려먹고 할리우드식 영웅 탄생으로 변질시켰다고 욕을 바가지로 먹어야 했다.
 
이후 제작자와 스튜디오의 간섭으로 개봉 당시 잘려나갔던 분량이 어느 정도 복원된 186분 분량의 TV 상영용 2부작 그리고 177분과 189분 분량으로 재편집된 여러 이름의 '확장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내 '감독판'은 나오지 않았다. 데이비드 린치는 조도로프스키만큼은 아니더라도 4시간 분량은 되어야 소설 1권을 요약하는 게 가능하다고 거듭 피력했지만 당시만 해도 신인에 가깝던 감독은 거물 제작자의 입김을 벗어날 수 없었기에 훗날 <듄> 영화작업을 기억에서 지우려는 듯 나쁜 기억으로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개봉 당시엔 혹평을 받았지만 이후 수많은 확장판 공개 후 감독의 수난이 알려지고, 결말이 '은하영웅전설'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최초의 영상화로 인정을 받으면서 제작자는 여러 차례 감독판을 요청했으나 데이비드 린치는 그 어떤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고, 자신이 참여한 작업 중 이 1984년 판 <듄> 외에 모든 작업이 자랑스러우며 자신은 이제 어떤 경우에도 <듄>과는 엮이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각화된 <듄>의 이미지의 과반은 이 버전의 영향 아래 있음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영화 <듄> 스틸 이미지.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4. 2003년
 
<듄>의 방대한 이야기 중 영화화된 버전은 소설 1권에 불과하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그 영화화 역시 불완전한 상태였으니 다른 시도가 모색되는 건 당연한 수순. 미국의 사이파이 채널에서 케이블 TV 드라마로 2000년에 소설 1권을 3부작으로 만든 <듄>을, 그리고 2003년에 영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2권 <듄의 메시아>와 3권 <듄의 아이들>을 기반으로 4부작 <듄의 후예들>을 선보인다. 드라마 시즌으로 제작되다 보니 영화보다는 저예산일 수밖에 없었지만 보다 원작에 충실한 영상화가 이뤄졌고, 1984년 판 영화에서 앞뒤 잘라먹은 이야기들도 풍성하게 복원되었다. 이 버전 중 특히 최초 영상화이자 기존 영화의 후일담이 되는 <듄의 후예들>이 두고두고 오르내리게 된다.
 


#5. 2013년
 
1974년 최초 영화화 시도였던 조도로프스키의 시도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조도로프스키의 듄>이 영화제에서 공개된다. 2010년대 들어 영화화 판권을 인수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파라마운트가 리메이크를 시도하는 와중에 <듄> 영상화의 시초인 조도로프스키의 작업을 재조명하는 기획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다.
 


#6. 2021년
 

<블레이드 러너>의 리메이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캐나다 예술영화감독 드니 빌뇌브가 마침내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맡게 된 <듄> 리메이크가 9월 초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후 전 세계 개봉을 시작하다.
 


#7. 지극히 개인적인 <듄>과의 인연
 

처음 <듄>을 접한 건 1984년 데이비드 린치가 자신의 작품들 중 유일하게 자랑스럽지 않다고 말했던 (심지어 '앨런 스미시' 이름까지 끄집어냈던) 개봉판 136분 판본이었다. 하지만 어릴 적에는 그조차 근사해 보였다. 그리고 TV판으로 186분 판본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판본은 조금 더 좋았다. 그리고 한동안 <듄>의 확장판, 최종판 등의 이름이 붙은 여러 판본을 접했다. 숨어있던 몇 분을 찾는 게 한동안 모험처럼 다가오던 시절이었다. <듄>이라는 제목도 한참 뒤에나 익숙해졌다. 직역한 <사구> 혹은 <모래혹성 아라키스> <아라키스의 전사> 등등 비디오와 케이블 방송마다 제목은 제각각이었던 기억이다.
 
영화월간지 < KINO >에서 만들어지지 못한 미완 혹은 환상의 영화들 10선을 열거하는 특집 기사를 통해 1974년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16시간 분량으로 처음 <듄>의 영화화를 시도했다는 정보를 접하고 상상 속의 <듄>을 그려보곤 했었다. 그 환상의 <듄>의 발자취를 쫓는 다큐멘터리 <조도로프스키의 듄>(2013)을 접하고 그 아련한 상실감은 다시 돌아왔었다.
 
미국의 케이블 채널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2000년에 <듄>을, 2003년에 영화화되지 않은 뒷이야기 일부를 다룬 <듄의 후예들>을 각각 3/4부작으로 내놓았던 것 또한 찾아보게 되었다. 특히 후자는 최초로 영상화가 된 것이라 더 눈 부릅뜨고 봤었던 기억이다.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과 주제의식을 데이비드 린치가 스튜디오의 족쇄에 가로막혀 '은하영웅전설'로 완성해버렸던 <듄> 극장판에서 조금이나마 회복시켜낸 수훈갑 드라마다.
 
그리고 그 사이 국내에서도 원작의 정식 번역이 이뤄졌지만 거듭 소문만 무성하던 리메이크 소식과 함께 드니 빌뇌브의 연출로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왔다.
 
사실 드니 빌뇌브의 '나 예술영화감독이오!' 힘주고 만든 영화들은 그리 내키지 않는다. 영화를 잘 만든다는 건 동의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세계관이 그렇게 와 닿지 않거나 위악적이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오히려 원작이 있거나 리메이크일 때 더 편한 마음으로 빌뇌브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된다. 확실한 안전핀이 있는 셈이니. 그래서 안심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듄>으로의 여행을 다시 떠날 각오를 마쳤다.
 

 영화 <듄> 스틸 이미지.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2_<듄>의 설정과 세계관
 

1984년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에선 8분에 가까운 도입부를 방대한 원작의 세계관 설명에 투입했지만 2021년 영화에선 그런 해설은 도입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기본 세계관과 설정에 대한 몰이해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듄>의 이야기는 난해하고 불친절하기 그지없다. 이는 대하소설 급 원작에 기반을 둔 작품들에서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숙제이긴 하지만 진입 턱으로 작용함은 엄연한 사실이다.
 


#1. 우주력 1만 191년
 

<듄>의 세계는 A.G. 1만 191년이란 설정으로 시작된다.

이 우주력은 After Guild의 약칭이다.

'길드' 이전과 이후로 <듄>의 역사는 구분된다. '길드'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중세 유럽 도시의 직능조합을 떠올린다.

<듄>의 세계관에서도 길드는 그런 조직이다.

엄연히 우주를 지배하는 '제국'의 '황제'가 있는데도 우주의 질서를 규정하는 달력은 '길드'의 탄생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현실의 달력에서 서력 개념이 갖는 위상을 생각해본다면 대체 이 길드란 조직은 무엇인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2021년 <듄> part.1에선 아직 이 '길드'가 구체적으로 등장하진 않는다.

이들은 속편에서 그 숨겨진 힘을 드러낼 것이다.
 


#2. '길드'와 '스파이스'
 

<듄>에서의 길드는 우주항해사들의 조합이다.

행성과 행성을 잇는 항성계, 그 무수한 항성계를 연결하는 물류 유통은 우주적 문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 항성 간 운송을 책임지는 조직이 '길드'다.

이 길드가 활동을 중단하면 우주 제국은 곧바로 기능이 정지되는 셈이다.

현실로 치면 국제항공과 해상운송을 초거대 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이들을 대체할 조직이 없는 셈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1984년 판에선 간략히 몇 줄로 설명되지만 2021년 판에선 아직 언급되지 않은 설정이 있다.

<듄>의 세계관에선 인공지능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한 <듄>의 세계에서도 과거엔 당연히 인공지능이 광범위하게 활용되었지만 그 과도한 의존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봉기하며 '버틀레리안 지하드'라는 전 우주적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그 결과 이 세계에선 인간의 지능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온갖 위험이 가득한 외 우주 항행에서 컴퓨터의 계산이 없다면 어떻게 하는 걸까?

고도로 훈련받아 예지능력을 갖춘 우주 항해사라는 특수집단이 탄생한다.

이들만이 전 우주적 문명과 제국을 지탱하는 초우주 항행을 안전하게 책임질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예지능력은 '스파이스'라는 물질에 크게 의존한다.

이 스파이스는 완벽히 중세에서 근대까지 유럽을 열광하게 하고 대항해 시대를 이끈 '향신료'를 상징하는 존재다.

스파이스는 이 세계에선 수명 연장과 각성 효과에 이르기까지 중산층 이상이면 필수품으로 사용하는 귀중한 물질이지만 특히 '길드'의 항해사들에겐 커피처럼 일상적으로 흡입해야 하는 존재다.

이 스파이스가 <듄>의 세계를 지탱하는 필수 자원인 것이다.
 


#3. 초암공사, 그리고 세력균형
 

귀중한 자원인 스파이스의 채굴과 분배를 위해 우주적 기업인 '초암공사'가 활동한다.

주식회사 형태의 초암공사는 크게 3개 세력이 지분을 점유한다.

제국의 황제 가문 그리고 각자가 항성계 급 영토의 군주인 대 귀족들의 협의체, 마지막으로 길드다.

이 중 길드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초암공사에 공식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길드와 함께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결사, '베네 게세리트'가 큰 세력을 갖고 있다.

이들 세력 간의 갈등과 견제가 <듄>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투쟁의 기본 축인 셈이다.
 
제국의 황제는 특정 가문에서 세습하며 우주 최강의 정예군 '사다우카'를 휘하에 거느리고 있다.

대 귀족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을 거듭한다.

<듄> 소설과 영화의 주인공 가문 격인 '아트레이데스'(그리스 신화 속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엘렉트라와 오레스테스로 유명한 그 아트레이드의 후손인)와 그 라이벌 '하코넨' 등이 대 가문에 속한다.

황제 또한 대 가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범 우주적 봉건제에 가까운 체제다.
 
베네 게세리트는 여성들로 이뤄진 비밀결사다.

이들은 교육자인 동시에 인류의 미래를 자신들이 설정한 계획대로 바꿔가려는 시도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 중이다.

길드와 함께 가장 오래된 조직인 베네 게세리트는 인위적으로 '초인'을 육성하려 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 계획에 약간의 착오가 발생한다.

<듄>의 모든 이야기는 그 균열로부터 비롯된다.
 


#4. 모래혹성 아라키스
 

<듄>의 주요 배경은 온통 사막으로 이뤄진 아라키스라는 별이다.

이 별은 겉보기엔 별 가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전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바로 '스파이스'가 유일하게 생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파이스의 귀중한 가치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스파이스는 초암공사에 의해 독점되며 가장 큰 지분을 가진 '길드'는 '스파이스는 흘러야 한다'는 금언을 실천한다.

스파이스 생산과 분배가 중단되면 우주적 문명이 붕괴하는 건 시간문제다.

당연히 스파이스 채굴과 관리는 제국의 핵심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 80년 동안 이 귀중한 임무는 아트레이데스의 라이벌 하코넨 가문이 독점해 왔고, 그 결과 하코넨의 힘은 엄청나게 커진 상태다.

그런데 <듄>의 시작에서 아라키스의 관할권이 아트레이데스 가문으로 넘어온다.
 
이 행성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상존한다.

거대한 모래바람은 폭풍 수준을 넘어선다. 한 번 불기 시작하면 거대한 강철기계도 파괴되기 십상이다.

가혹한 기상조건은 지구의 고비사막처럼 대낮에는 외부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스파이스가 채굴되는 영역에는 거대한 모래벌레가 출몰하기에 채굴작업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귀중한 자원이 아니라면 이 별에 과연 살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데 아라키스에는 '프레멘'이라는 전투종족 유랑민이 존재한다.

이들은 마치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는 아랍 원주민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와 사회를 구성한다.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유라시아 대초원지대 유목민들이 물을 아끼던 습속을 극대화한 것 같은 풍속을 가진다(영화 초반에 프레멘 족장 스틸가가 아트레이드 공작과 대면하는 자리에서 그 기묘한 풍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강력한 전투력을 갖고 있어 제국의 황제가 자랑하는 '사다우카'를 능가할 잠재력을 가졌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여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황제와 다른 대 가문 또한 그런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다.
 

 영화 <듄> 스틸 이미지.
ⓒ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5. 프레멘의 미스테리
 

대체 생존이 불가능해 보이는 아라키스에 왜 영화 속에서 등장하듯 적지 않은 수의 원주민들이 존재하는 걸까?

여기엔 <듄>의 이후 줄거리에서 밝혀질 수많은 복선과 설계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 프레멘들과 영화 속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의 만남이 2021년 <듄> part.1의 핵심인 바다.
 
원작을 읽으면서 느꼈던 지점이지만 1984년판에선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던 이미지, 즉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사막의 베두인들과 함께 중동을 제패하며 그들에게 느꼈던 경외심과 우정 같은 순간을 드니 빌뇌브의 2021년 버전 영화에서는 (프레멘들의 기호품인 '스파이스 커피'의 짙은 향기처럼) 보다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원작과 영화의 주 배경인 아라키스의 사막과 원주민 프레멘은 지구의 사막과 유목민 베두인에게서 착안한 것이며 원작 속 용어의 많은 부분이 아랍어에서 차용되기도 했다.

'지하드'나 '마흐디' 같은 용어도 원작과 영화에서 여러 번 발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구원해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프레멘의 기원이나 그들이 믿는 신앙에는 뭔가 비밀이 있어 보인다.

그런 여러 개의 알레고리들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둘 거대한 그림으로 완성될 테다.

그 과정이 곧 <듄>의 역사인 셈이다.
 


#6. 그런데 왜 우주 시대에 칼로 싸움을?
 

우주적 문명과 제국의 시대인데 영화에선 내내 사막에서 칼부림을 거듭한다.

이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위적으로 기술을 통제한 역사와 연관된다.

너무나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전쟁에 핵을 사용하거나 전면전을 벌이는 건 금기시된 <듄>의 세계에선 그 대신 대 가문들 간의 세력 대결이 '암살자 전쟁'이라는 형식으로 취해지며 그에 따른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 동원되는 형태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개인이 방어막을 착용할 수 있어 레이저 총이 난무할 것 같지만 이 방어막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대규모의 첨단무기를 동원하거나 총포류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듄>의 세계에서 전투는 고전적인 격투전으로 회귀해버렸고, 그 때문에 황제 직속 사다우카나 아라키스의 프레멘이 주목받게 된 배경이다.

이렇게 원작은 수많은 복선을 깔아둔 상태고 2021년 영화는 거의 원작소설의 시각적 형상화에 총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기본 설정과 배경 정도는 숙독하는 게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3_2021년, 드니 빌뇌브가 선보인 <듄>의 신세계
 
마침내 기대를 품고 <듄>을 영접했다. 경건한 마음 절반, 흥분과 호기심 절반을 품은 채. 그리고 떨리는 가슴으로 엔딩 크레디트를 바라보았다. 155분 동안 <듄> 연대기의 서막을 확인했다. 사실 데이비드 린치의 1984년판이 원작의 문제의식을 초인숭배로 뒤바꿔놓은 점을 제외하면 그 저주받은 판본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던 바, 그 결정적 단점을 제거하고 좀더 제작사 입김에 내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빌뇌브의 2021년판은 훨씬 원작의 비전에 다가선 리메이크로 눈앞에 출현했다. 그것도 1984년판이 개봉버전 136분 분량이던 것을 2021년판은 딱 그 절반 내용으로 155분을 채운다. 다음편도 이 분량 전후는 유지할 테니 원작(그것도 소설 1권만, 그 1권조차 거의 1000쪽에 가깝다)의 구현에 당연히 유리하고 충실할 수밖에.
 
다만 원작 이해도가 없는 이들에겐 1984년판이 도입부에 선보인 내레이션이 가미된 배경 해설부분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진입 장벽이 될 테다. 이미 제작이 확정되다시피 한 2부, 가능하면 감독은 <듄의 후예들>이 다뤘던 소설의 2~3권까지 포함해 3부작까지 완성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전제한다면 그 전편에 해당하는 본 작품은 밑밥을 까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20년 전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반지원정대>가 가졌던 포지션과 거의 정확히 일치하는 셈이다.
 
문제는 비교적 선악 대립이 분명했던 반지의 제왕에 비해 듄의 세계관은 본격 왕좌의 게임 느낌이 물씬 나는 정치 드라마+생태계 개념이 진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편만 보고서는 그 세계관이 온전히 이해되기 어렵고 원작 팬들이라면 탄성을 지르며 그 재현 수준에 두근거릴 장면에서 멀뚱멀뚱 지켜볼 관객이 (특히 국내에선) 적지 않을 거란 점이다. 한데 이는 어쩔 도리가 없는 문제다. 원작소설은 그 1권이 출간되자마자 그 반지의 제왕과 비견되는 평가를 받는 현대의 고전이 되어버린지라 그 저변의 광대함을 전제하고 만드는 영상화이기 때문이다.
 
아직 2021년판 영화에선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지만 (1984년판에선 도입부에 세계관과 역사, 정세 상황을 요약해 놨다) 속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원작이 던지던 20세기 전반 실제 지구 역사의 은유와 함께 권력과 지배에 대한 우화가 시작될 테다. 그 첨예한 대결과 전쟁을 기다리며, 무엇보다 위대한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의 현신을 스크린에서 목도할 수 있게 해준 21세기 영화의 '만신전'에 경배를 올려야 할 때다. 그 전에 예습을 좀 하면 온전히 <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짧지 않은, 하지만 실제 원작의 거대한 우주적 세계관으로는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주저리를 날린다.


https://entertain.naver.com/movie/now/read?oid=047&aid=0002330151



186분 버젼은 보고 싶네요 ~~



 

글쓴이서명
내 기억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심팥죽 2021.10.21 16:35
혹시 이런거 모르면 영화 보기 어렵나요? 듄이란 걸 저는 이번 영화 나오면서 처음 접해본거라.
디아블로하고… 2021.10.21 16:53
@심팥죽

그냥 영화를 먼저 보시고 자체적으로 판단한다음에

나중에 가서 되짚어 보는방법으로 이런 정보를 보시는거 추천합니다.

저 정보를 먼저 보면 괜한 선입견부터 생길수있고 봐도 영화중에 저걸 다 알수가 없으니..
마프티나비유… 2021.10.21 19:14
@심팥죽

그냥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모든 하드SF장르의 영화들은 대부분 불친절합니다. 그냥 이해가 가는 부분까지 이해하시고 그러다 보면 이쪽 장르의 배경지식이 축적이 됩니다.

한 20년정도 sf장르를 감상하시다 보면, 나름대로의 안목이 생기십니다.

 아직까진 마블이 헐리웃 영화의 대세이긴한데 불과 수십년전에 마블의 수퍼히어로들은 대한민국에서 쫄쫄 놀림을 받던 B급장르였습니다.
마프티나비유… 2021.10.21 19:16
@마프티나비유에린

PS.영화 이번편과 다음편 전부 보시고, 소설 듄을 6부까지 보시면 대충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가난이 2021.10.21 18:58
별 내용은 없는데, 화면에 빨려 들어갑니다.
띠용Eldyd 2021.10.26 23:56
로봇 좀비 그리고 에일리언과 프래데터와 터미네이터가 나오면
좀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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