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정말 간만에 낮에 시간이 생겨서... 뭐할까 하다가 극장을 갔습니다.

몇년만에 극장인건지... 암튼.. 그때 모가디슈를 봤는데 재미있게 봐서 나중에 집에서 아내와 또 같이 봤습니다.

그리고 느낀것이... 아 이영화는 꼭! 사운드가 좋은 곳에서 봐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모가디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소리! 였습니다. 사운드가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영화 시작할때 '모가디슈'로고가 뜨면서 나오는 효과음도 좋고, 배우들 대사 녹음도 잘 되서 또렷하게 잘 들립니다.

(이건 한국영화의 고질병이죠. 배우들이 말하는게 웅얼울얼 해서 뭔소린지 모르는거;; 모가디슈는 그런거 없습니다.)

특히 소리로 전달하는 현장감이 좋습니다. 초반 남북한의 외교전에서 소말리아의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지는 지점으로 이야기가 바뀌는 순간이 있습니다.

남한 대사관이 북한 대사관한테 따지는 장면인데, 그때 먼저 자리를 떴던 소말리아 장관이 급하게 차를 타고 돌아오고 싸우던 사람들이 먼 곳을 바라보는데 '쾅!'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군대에서 들었던 그 총소리! 폭발소리! 

소리의 크기, 선명함, 극장에서 들리는 방향(배우가 보는 쪽에서 소리남) 거기에 김윤식 배우의 심각한 표정이 딱 겹치면서 영화 전반의 흐름이 바뀌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멋지더군요.

이후에도 영화는 좋았습니다. 인상적인 장면중 또 하나는 외부 상황이 안 좋아지자, 한대사관이 스피커로 소말리아 국민들을 향한 녹음 테잎을 트는 장면입니다.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한대사의 말과 다르게 폭력으로 엉망진창이 된 거리의 대비가 좋더군요.

뭐 후반부는.. 안보신 분들은 직접 보세요. 영화 제작에 덱스터 스튜디오가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CG회사죠. 후반부에 쓴듯 안쓴듯 CG를 많이 쓴것 같았습니다.

아.. 극장에서 봤을 때도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그건 류승관 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꼼수 였습니다. 바로 낮에 찍어놓고 밤에 찍은척 하기 

예전에 영화 다찌마와리에서도 나오고, 베테랑에서도 나오고 모가디슈에서는 더 노골적으로 나오는데

낮에 촬영한 장면에 푸르스름한 색을 입혀서 밤이나 새벽인척 하곤 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너무 어색했던게

아프리카의 햇빛 때문에 사물과 거리에 그림자가 가득해서 누가 봐도 한낮인데 화면 색만 푸르스름 하고, 그걸 새벽이라고 나오길래,

적어도 그림자가 없는 시간을 택하지 그랬나... 싶다가도, 제작상의 한계인가 싶더라고요.

나머지는 뭐.. 다른 리뷰에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집에서 봤을때?? 음...

'

소리에 대한 장점이 다 사라지더군요! TV에서 보니까 당연히 소리의 방향 같은 건 기대할 수 없고 총소리나 각종 효과음들의 선명도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배우들 목소리는 그나마  TV로 봐도 잘 들렸습니다.

영화 재미의 한.. 20~30% 정도가 사라진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영화를 극장에서 보거나, 집에서 보려면 소리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모로 재미있는 지점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실화라는 점 때문에 아르고와 비교 당하는데

영화 보고 한달 후에 아프칸에서 미라클 작전 성공했다는 뉴스 보니까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