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3/5

제가 영화를 보는 스타일은 거의 고착화된 수준같습니다.

별로 좋은영화가 왜 좋은가에 대한 탐구에도 예전만큼 열정적이지 않고요.

그렇다고 좋은영화가 안좋게 되는것은 아닙니다.

액션이 아무리 뛰어난들 캐릭터의 감정에 이입되지않으면 제겐 시간떼움용 별 3개 영화입니다.

<퓨리오사>는 감정이입이 되지않았고, <매드맥스>는 되었습니다.

감정이입이 어떨땐 되느냐고 물으면, 인물의 삶에 일어나는 사건이 인물에게 변화를 일으켜야 의미를 지닌다고 봐요.

예를들어 <매드맥스>에서 퓨리오사가 이름을 물어와도 그런걸 알아봤자 무슨소용이냐고 맥스는 반문합니다.

그리고 녹색의 땅이 없다는걸 알고 절망한 퓨리오사가 소금사막을 건너려 할때, 희망을 갖는건 헛수고라고 조언합니다.

맥스는 대단히 절망의 땅에서 누구도 믿지않고 생존지향적인 인물로, 염세적이고 현실적입니다.

그런 인물이 소금사막을 건너려는 퓨리오사를 붙잡아, 여성들과 연대하여 시타델로 역주행하는 여정을 함께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퓨리오사를 부여잡고 자신의 이름은 맥스라 말합니다. 맥스가 변화한겁니다.

어떤 인스타 영상에서 보게된 동기부여 영상인데, 남자는 아무도 자신을 구원해주지않는걸 알때에 성장한다고 해요.

<쇼생크탈출>에서 50년동안 쇼생크에서 복역해왔기에,

레드는 자신은 쇼생크에서나 행복하지 사회에 나가면 브룩처럼 암울한 생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쇼생크에서 앤디를 친구로 만났고 자신의 선택으로 앤디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면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설레고 행복한것인가를 느낍니다.

<반지의 제왕> 1편에서 프로도는 리븐델의 종족회의에서 어느 종족이든 서로 싸우기만 하느라,

절대반지를 누가 책임지고 파괴할지에 대한 논의가 되지않는것을 봅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반지운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책임을 짊어지죠.

그렇게해서 반지원정대가 만들어지지만 보로미르라는 복병으로 인해,

반지운반자로서의 역할을 누군가에게 기대는건 어떤 관계든 파멸을 불러올수있단걸 느낍니다.

그리고 간달프마저 사라진 때에 홀로 반지운반자로서의 길을 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서부전선 이상없다>에선 전장으로 나갈 생각에 들뜬 독일의 청년들이 초반에 나옵니다.

얼마안가 주인공 일행은 진창을 행군하며 전장에서의 설레는 투쟁은 그들의 망상이었고,

굶주림과 추위와 더러운 환경에서 생존하며 살아남는것이 그들 삶의 목적인것을 압니다.

그리곤 그들은 더이상 웃지를 않고, 적을 무참히 죽여 살아남습니다.

저는 <매드맥스>를 보면서도 그 영화가 훌륭한것은

액션이 전부가 아니라 스토리가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모든 쇼트는 '기능'을 합니다.

전투트럭위의 맥스가 워보이에게 당하려하자 퓨리오사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위급상황을 막습니다.

그때 서로의 눈을 스치는 불안과 안도의 눈빛이 쇼트에 잡힙니다.

둘의 사이는 처음에 어땠죠? 사막에서 살아남아야하기에 적으로 만난 둘은 서로 죽이기 직전까지 싸웁니다.

그랬던 둘의 사이는 폐를 꿰뚫리는 고통을 견디더라도,

맥스가 죽게끔 놔둘수없게 퓨리오사가 그를 소중히 여기도록 변화합니다.

나는 많은 관객들이 이토록 깊고 진실한 감정의 액션 영화를 보면서도,

캐릭터의 감정과 플롯이 어떻다는것에 대해 평하지않는것이 이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게 무척이나 외롭습니다.

인물의 감정은 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