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태양폭풍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크게 발생할 것인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우주 날씨를 예측하는 일은 지구 대류권의 기상 현상을 예보하는 기상예보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다만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NOAA )의 우주기상예측센터( SWPC )는 태양폭풍이 발생한 이후에 세기를 측정해서 '사후 경보'를 발령한다. 최근에 중위도 지역의 오로라를 발생시킨 태양폭풍은 최고 등급인 ' G5 '에 해당한다. 이번 태양폭풍은  2003 년  10 월 이후  21 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최고 등급이다.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재앙 닥칠 수도

태양에서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플레어의 규모는 상상을 넘어선다. 플레어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수천만 개의 화산이나 수소폭탄이 동시에 폭발하는 수준이다. 엄청난 양의 X선이 방출되고, 곧이어서 빠르게 가속된 양성자와 전자가 들어있는 '태양풍'과 함께 라디오파에서 감마선에 이르는 엄청난 세기의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대부분의 플레어는 몇 초 만에 끝난다. 다행히 태양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구를 향해서 폭발이 일어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이번처럼 지구를 직접 겨냥해서 폭발하는 플레어의 경우에는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태양폭풍에서 방출되는 X선을 비롯한 전자기파는 빛의 속도인 초속  30 만㎞로 지구에 도달한다. 폭발이 일어나고 8분 30 초가 지나면 우리도 그 영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대기 상층부의 전리층이 교란되면서 발생하는 오로라가 중위도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태양폭풍으로 쏟아지는 전자기파 때문에 단파를 이용하는 통신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팽창된 전리층이 저궤도 인공위성의 마찰을 증가시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실제로  1972 년 8월에는 미국의 일부 장거리 전화망이 마비되었고,  1989 년 3월에는 오로라에 의한 전류 때문에 캐나다 퀘벡의 송전망과 미국 뉴저지의 변압기가 훼손되어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5 년  12 월에는 플레어에서 방출된 X선 때문에  GPS 가  10 분 동안 오작동을 일으키는 일도 벌어졌다.

폭발에서 방출된 양성자와 중성자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대규모 폭발의 경우에는 양성자와 전자가 광속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엄청난 속도로 지구에 도달한다. 그런 입자들이 충분하게 차폐되지 않으면 인공위성의 전자기기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태양폭풍이 어제오늘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역사상 관찰된 가장 큰 규모의 태양폭풍은  1859 년 9월 1일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가 리처드 캐링턴에 의해 관측된 것이었다.  500 년 만의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캐링턴 폭풍'은 채 5분도 지속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에 쿠바·바하마·자메이카·하와이에서 엄청난 규모의 오로라가 관찰됐다. 갑자기 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져서 신문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설치되고 있던 전신 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겼다.  22 만 5000 ㎞의 전신망이 마비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린란드의 빙하에도 캐링턴 폭풍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수많은 전자기기와 인공위성에 의존하고 있는 오늘날 태양폭풍의 피해 가능성은 훨씬 더 심각해진 것이 사실이다.  GPS 를 비롯해 인류가 사용하는 전자장비와 전 지구적 통신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원( NAS )은 태양폭풍에 의한 피해가 최악의 경우 2조달러에 이르고, 복구에  10 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태양의 활동에 대한 더욱 정밀한 관측을 통해 위험을 예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직접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