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 에세이 - 독박육아 이야기

독박육아 이야기

 '남자가 육아하고 여자가 노동하자'라는 식으론 아무 해결도 되지 않을 것같다. 남편의 입장에서도 '너만 애키우냐'라는 반응은 대단히 좋지않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너만 지금 마이너스인것이 아니다'라는 조언은 결코 긍정을 만들수 없다.

 '네 아픔을 몰라줘서 미안해'라는 공감이 더 어른스러운거다. 왜냐하면 내가 아끼는 사람들은 결국 내 자신이니까. '너만 힘든거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어 고통스러워할 배우자의 모습을 진정으로 보고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아야한다. '몰라주어 미안해'라며 마음에 없는 말로 시작했더라도, 그 아픔을 일부분이나마 공감한다면 그 대화는 성공인것이다. 위선과 위악을 이용하는 스킬이 그래서 대단한 거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그럼 남자만 근로하며 독박육아하는 아내의 불만을 받아주어야 하는것이냐'라며 잘잘못을 따지자는게 아니다. 그것을 따져서 본인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될까? 아내를, 다른 가정들의 모순을 훈계라도 할건가? 아내가 당신을 존중해줄 확률은 더 낮아질것이다. 현실을 개선하기에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는 습관이 베어야 한다. 나나 당신은 타인의 문제를 판단하는 심판자가 아니라, 갈등과 마주해야하는 당사자니까.

 나는 그래서 '결혼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진정 자기가 배우자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려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고 '노력했지만 나의 배우자는 나의 노력을 몰라준다'라고 확신이 들었을때 이혼해도 늦지않다. 그래야 후회가 적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래도 후회할테지만.

 경솔함이 원인일땐 매가 약인것이며, 불안함이 원인일땐 안아주는 것이 약이다. 늘 매만 들어서 해결하려는 방식이 잘잘못만을 따지는 것의 한계이다. 상대가 경솔해서 그런것인가, 현실에 불안감을 느껴 그런것인가 맥락을 읽어야한다. 그렇기에 안싸우며 불만을 삭히는것보다, 싸우며 대화하는게 해결의 여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