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경찰의 정책정보 수집이나 신원조사 활동 제한해야” 국회의장에 의견표명

인권위 “경찰의 정책정보 수집이나 신원조사 활동 제한해야” 국회의장에 의견표명
고희진 기자 [email protected]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의장에게 경찰관직무집행법(경직법) 일부개정안에 경찰의 정책정보의 수집·작성이나 신원조사 등의 정보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열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3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대한 의견표명의 건’을 의결했다. 앞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직법 개정안은 지난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국회 행안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9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현재 정보경찰의 정보수집을 비롯해 우범자 첩보수집 등 경찰의 모든 정보활동은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를 경찰관 직무의 하나로 규정한 경직법 2조에 근거해 이뤄진다. 치안정보의 개념이 모호해 경찰이 자의적으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개정안은 이 치안정보를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관련 정보’라고 정하고,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에 위임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경찰 정보활동의 근거를 마련하는 개정안의 취지는 동의한다”면서도 “개정안에서 치안정보를 ‘공공 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 관련 정보’로만 설명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직접 열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경찰의 정보활동 범위에서 정책정보의 수집 및 작성, 신원조사의 경우 경찰 정보활동의 범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이 같은 정보를 경찰이 담당함에 따라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더욱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개정안에 대한 의견표명 안건을 보고한 인권위 인권정책과는 “법률에서 정보활동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지 않고 정보활동이 무엇인가 정도만 규정해서는 정보경찰의 활동범위에 무한정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