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왜국)은 에도 막부 시대때에도 유럽권을 서양 오랑캐로 터부시해왔고, 반면에 조선국을 가장 숭상해왔다.

-신유한의 해유록(기원후 1719년경 기록.) 기록 중.

대판에 머무는 5일 동안 서생(書生) 10여 명과 늦은 밤중까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동자 로 하여금 먹을 갈아 놓고 기다리게 하여 날마다 겨를이 없었다. 그 사람들이 와서는 각기 성명ㆍ자ㆍ 호 를 써서 뒤섞어 들이는 것이 눈에 해괴한 것이 많고, 그들이 지은 시(詩)도 치졸(稚拙)하여 읽을 수 없었다. 강약수(江若水)와 지남명(池南溟) 등 두 사람의 시는 약간 운치(韻致)가 있었다. 한   동자 는 나이 14세에 얼굴이 그림과 같았는데 종이와 붓을 들고 앞에 나와 필담(筆談)을 하는데 시를 순식간에 써내었다. 성명은 수족안방(水足安方)이라 하고 집은 4천 리 밖   북륙도 ( 北陸道 )에 있으며 그 아버지 병산(屛山)이란 자와 함께 왔다 하였는데, 사신의 관(館)에 재주를 보이려 온 것이었다. 내가 그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신동(神童)이라고 하자, 그 부친이 크게 기뻐하여 자( 字 )ㆍ 호 ( 號 )를 지어 주기를 청하였다. 내가 이르기를,

“수족씨(水足氏)란, 《예기(禮記)》에 있는 넓은 못[溥博淵泉]이란 뜻에 해당하니,   호 를 박연(博淵)이라 하고, 안방(安方)이란 발로 대도(大道)를 밟는다는 상(象)이 있으니, 자는 사립(斯立)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하고, 따로 글을 써서 주니, 두 부자가 머리를 조아리며 사례하였다. 이에 이르러 단아한   동자 들이 매우 많이 찾아왔다. 남명(南溟)이 또한 나이 15세 된 그의 종제(從弟)를 데리고 와서 절을 시켰는데, 얼굴이 곱기가 여자와 같고 재주도 또한 볼 만하였다. 나는 그들에게 일일이 시를 지어 주고 또 권장하고 교훈하는 말을 써 주어 간절히 뜻을 표시하니, 여러 사람이 각각 글로 써서 보이며 말하기를,

“들으니 예전 대명(大明) 시대에 장영(張寧)이 귀국(貴國)에 사신으로 갔을 때에 귀국의 문학재사(文學才士)들이 많이 그의 권장함과 칭찬함을 받아서 이름이 드러났다 하더니, 학사(學士)는 오늘날의 장천사(張天使)입니다.”

하였다.

삼택즙명(三宅緝明)이란 자가 천남현(泉南縣)의 문학(文學 관명(官名))으로서 관반(館伴)을 따라와 먼저 수백 자( 字 )나 되는 편지를 보냈는데, 문장이 활발하여 왜중(倭中)의 거벽(巨擘)이라 할 수 있었다. 조금 있다가 앞에 와서 서로 읍(揖)하고 가지고 온 평수집(萍水集) 두어 권을 내어 보이며 말하기를,

“우리집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대대로 하한[詞翰]으로 벼슬을 하여 을미년(1655, 효종 6) 이후 네 번이나 섭진(攝津)의 관(館)에서 사신을 겪었습니다. 나도 다행히 문자를 조금 알고 있어서 아우 무충(茂忠)과 함께 신묘년(1711, 숙종 37)에 왔던 사신 여러분의 후한 보살핌을 입었습니다. 그리하여 전후에 수작하고 화답하던 시문(詩文)을 한 자도 빠뜨리지 아니하고 써서 평수집(萍水集)이라 이름을 붙여 지금 각본(刻本)하여 후인(後人)에게 전하려 하니, 서문을 지어 주기를 청합니다.”

하였다. 내가 보니 그 책 속에 기록된 것이 구적(舊蹟)과 가화(佳話)가 많으므로 기꺼이 서문을 지어주었다. 성여필(成汝弼)은 그의 백부(伯父)인 취허(翠虛)의 시와 문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감개무량하여 회포를 서술[述懷]하여 발문을 지어 주었다. 즙명의   호 가 창명(滄溟)이어서 내가 웃으며 말하기를,

“그대가   자호 를 창명이라고 한 것을 보니,   이우린(李于鱗) 의 시를 사모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였더니, 곧 글을 써서 대답하기를,

“우린을 사모해서이겠습니까? 공(公)이 멀리 창명을 건너온 것을 사모한 것입니다.”

하였다. 창졸간에 재주와 말 잘함이 이와 같았다. 내가 그에게 시를 지어 준 것이 많은데도 그가 화답한 것은 한두 개도 되지 않으니, 그 이름을 스스로 아껴서 가벼이 돌 속에 든 옥을 내보이지 아니하려는 뜻인 모양이었다. 그의 아우 무충(茂忠)은   호 가 석병(石屛)이었는데, 또한 편지를 보내고 다른 날 와 뵙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접반하는 장로가 율시(律詩)와 절구(絶句) 여러 편을 가지고 나에게 화답해주기를 청하였는데, 그의 시는 월심(月心)과 품이 비슷하였다. 나는 모두 화답해 주었다.

왜인 이 관백의 명으로 사신 행차의 상하(上下) 각 사람들에게 요와 이불 등 4백 75벌을 보냈는데, 비단이나 명주로 된 것도 있어, 고하(高下)의 차별을 두었다. 색은 푸른 것, 붉은 것, 아롱진 무늬 등이 섞였었다. 요는 우리나라 중들의 포단(蒲團)과 같고, 이불은 소매가 달려 장의(長衣)와 같았다. 나도 한 벌을 받았으나, 곧 동행해 온 대마도   왜인 에게 주어버렸다. 그것은 내가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대판에서는 글을 청하는 자가 다른 곳보다 배나 많아서, 혹은 닭이 울도록 자지 못했고, 음식을 놓고도 입에 넣었던 것을 토할 정도로 분주했다. 수응(酬應)의 괴로움이 이와 같았다. 그런데도 오히려 대마도   왜인 이 막아서 들어오지 못한 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사신의 관(館)이 깊고 엄중하여 소위 찾아온 서생(書生)이 만약 초라하고 낮은 평민의 무리라면 법에서 금지하였기 때문이다. 통역을 해주거나 금령(禁令)을 주관하는 것도 권한이 대마도에 있었으므로 전부터대마도   왜인 이 중간에 조정하여 뇌물을 요구하는 폐단이 있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었다.

-신유한의 해유록(기원후 1719년경 기록.) 기록 중.

이는 조선국의 제 19대 임금인 숙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719년경때 에도 막부 시대때의 일본국(왜국)으로 파견된 조선국 통신사의 일원인 신유한이 당시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저서인 '해유록' 의 내용들 중 하나입니다. 조선국의 통신사가 일본국(왜국)의 대판 곧 오사카에서 머무르고 있을 때, 조선국의 통신사에게 학식을 인정받기 위해서 대판(오사카)으로부터 4천리 밖의 북륙도에서 찾아온 일본인(왜인) 부자가 인상이 깊은데요. 조선국 통신사원들 중 제술관이였던 신유한은 일본인 동자의 학식을 인정해주며 신동이라고 말한 뒤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이 일본인 동자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이 동자에게 자, 호를 지어줄 것을 간청하였고, 신유한은 이에 흔쾌히 응해주어서 일본인 동자에게 '자' 는 사립, '호' 는 박연 이렇게 지어주었고, 여기에 따로 글을 써서 주니, 두 일본인 부자가 머리를 조아리며 사례하였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일본인들이 시도때도 없이 조선국의 통신사에게 국가 운영 사상, 고급학문, 고급철학, 고급예술, 고급문화에 대한 가르침과 인정을 받으려고 찾아와서 닭이 울도록 자지 못하였고, 음식을 놓고도 입에 넣었덧 것을 토할 정도로 분주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마저도 조선국의 통신사가 머무는 관이 깊고 엄중하여 조선국의 통신사에게 학식을 인정받으려고 찾아온 일본인 서생이 초라하고 낮은 평민의 무리라면 조선국 통신사와 직접 만나는 것을 법에서 금지한 덕택이였을 정도였다고 합니다(이를 중간에서 조정했던 자들이 대마도[대마주, 쓰시마]의 일본인이였다고 해요.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초라한 신분이더라도 조선국 통신사에게 학식을 인정받기 위해서 반드시 조선국의 통신사와 직접 만나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에게 뇌물을 받는 폐단이 있을 정도였다고 해요.). 이는 일본인(왜인)들이 에도 막부 시대때에 이르러서도 조선국의 통신사에게  국가 운영 사상, 고급학문, 고급철학, 고급예술, 고급문화에 대한 가르침과 인정을 받는 것에 필사적이였음을 알게 해주는 기록들 중 하나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