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 여러 이야기

둘리는 원래 똥색깔이었다

경악스럽지만, 실제로 그랬음.. 1983년 당시 둘리는 컬러로 녹색이 아닌 얕은 황색으로 그렸음

둘리가 연재하던 1983년 보물섬 컬러 표지를 봐도 알 수 있음

헌데, 당시 보물섬 편집장이 이걸 보고 하필 왜 똥색?  이냐고 짜증내며 고칩시다! 이러니

이후로 초록색으로 고쳤다고 함

둘리는 1986년 요요코믹스로 처음으로 만화책 단행본으로 나왔다. 당시 대본소 만화들에게 돈 좀 준다고 유혹많이 받았지만

대본소 만화에 대하여 무척 거부감을 가졌던 김수정 씨는 거절하고 유일무이하게 당시 연재 만화들을 판매하던 요요코믹스

제의를 받자 군말없이 내게했다고 한다. 1년쯤 지나 매출액이 2배가 넘게 늘어나며 돈도 2배가 넘게 받아서 비로소 만화가

로 돈버는구나를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검열 때문에 고생해야 하던 둘리

우연스럽게도 김수정을 알린 만화인 1남 4녀 막순이(1979)

홍실이(작가 실제 딸아이 이름이 김홍실;;;)  1980년작

볼라볼라 1981년 연재

모두 아이들이 주인공이며 공부랑 거리가 멀거나 사고뭉치, 괴력, 운동에 천재적이며 노는 걸 좋아한다는 비슷한 점이 있다

그리고 연재하면서 검열 때문에 아이가 어른에게 대든다 뭐다 빼애애액 작가 스트레스 무지 받았다

사실, 김수정 작가는 

당시엔 잡지에서 연재하는 작가들은 나름대로 대우를 받았어요. 막순이는 단행본으로 만들어졌는데, 단행본으로는 작가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잡지 쪽으로 가기 위해 모든 일을 집어치우고 8개월 동안 잡지에 맞는 만화 샘플을 그렸어요. 그러면서 어렵게 ‘아담과 이브’라는 만화를 주간중앙과 월간지에 연재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은 거예요. 근데 어느 날 느닷없이 편집장에게서 호출이 왔어요. 혹시 누가 집에 안 왔냐는 거예요. 당시 제가 도봉동에 살았는데요. 그때만 해도 도봉동은 시골이었고, 저희 집엔 전화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못 찾아왔어요. 근데 주간중앙 편집부는 뒤집어진 거예요.

당시 만화 주인공인 아담의 머리가 덥수룩했는데요. 새로운 뭔가를 보여준다면서 이발사가 머리를 다 뽑아버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장면은 이주일 씨 개그의 패러디였어요. 근데 머리를 뽑고 나니까 그 모습이 국보위(국가안전보장위원회)의 누군가를 너무 닮은 거예요. 그때만 해도 신군부가 들어서기 전이었는데요. 국보위에서는 ‘왜 이런 게 누설됐나, 사전에 정보가 흘러간 것 아닌가’라면서 난리가 난 거예요. 그때 그분은 이미 야망을 갖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주간중앙이 완전히 뒤집어졌고, 중앙 일간지에 사과문도 냈어요. 그러고 나서 저는 잘렸죠.

(2006년 한국일보 인터뷰_)

1980년 아담과 이브라는 만화 연재하다가 대머리가 나온다고 감히 전두환 개놈 전하를 모독했다능 쿵쾅 고생 제대로 했던 적이 있다.....

이러니 당시 만화가로서 사는게 힘겨운 시대에 조심했음에도 저런 소리 듣으니 얼마나 고생했을지

이런 가운데 둘리도 원래는 남자 아이 버젼으로 그리려 했다. 앞서 나온 막순이, 홍실이, 볼라볼라 모두 여자아이들이기에

하지만, 앞서 그린 만화들만으로도 그래도 성격은 착하고 남을 돕던 막순이나 홍실이

무인도에서 동물들이랑 살아와 말도 못하고 예의가 뭔지도 모르는 볼라볼라

사고뭉치면서도 장점도 넣고 볼라볼라처럼 그럴 수 밖에 없는 설정을 넣어도 저러니

사람이 아닌 동물로 그리자!

1. 처음에는 개로 그리려 했다

아? 또 이런다 ㅡ ㅡ

1962년 12살이던 김수정 화백이 그린 독자코너 만화

2012년 VJ특공대에서 3500권이 넘는 오래된 만화를 소장한 오경수라는 사람을 취재하며 나온 것으로 어릴적 김수정 화백이

그린 그림이라는 것으로 희귀한 자료이다......헌데? 왜 이걸 소개하냐고?

해당 만화는 동물야구왕이라는 만화인데 주로 동물을 사람으로 의인화하여 그리던 차형(1940년생)이란 만화가 작품으로

김수정이 어릴적부터 존경하던 만화가였다.그런데?? 이분은 80년대 와서 갑자기 은퇴해버렸다

검열이 지겨워서 못 그리겠다고

동물을 사람처럼 그려오길 20여년....그동안 검열로 참 개떡, 아니 개똥같았다고.......

뭐가 문제냐고?  왜 동물이 말하냐고 딴지걸더란다 

이런 개소리같은 만화검열제가 있었던 시대이다. 이게 이랬다 저랬다 요랬다 그랬다 개졌다

어떨때는 아무 말 안하다가 어떨땐 왜 이렇게 그리느냐 빼애액거리던 시대이다

심지어, 칼은 그리지마라.

덕분에 임진왜란 만화에서 몽둥이 들고 가는 해괴한 코미디가 그려져버리기도 했다..

김수정 작가도 

차형 작가를 만나서 존경하는 선배님이 왜 은퇴하시나요? 간곡히 말하니 수정아! 못 참겠다. 저런 소리 20년 넘게 참고 그렸더니만

나 이제 속터져서 못 그리겠어! 그만두련다.........화내시더라 .......... (아주 은퇴는 아니라 80년대 후반에 대본소 만화로

다시 돌아와 몇 권 그렸지만 이젠 묻혀졌다...)

이러니 김수정 작가 역시 아이들을 개로 그리려고 하니 또 저러겠지? 생각하여 개는 취소.

그럼...다른 동물..그래 공룡으로 그리자고 하여 그려진 거였다

요정핑크가 애니화되었던(하지만, 애니 수준은 가히 공포였다...처절하게 박살...90년 초반에 나온 머털도사

나 다른 당시 한국애니가 압도적으로 걸작일 정도로...아니 해당 애니는 지금 봐도 재미있게 보는데)

김동화 작가......김수정 작가랑 동갑 친구이다. 둘 다 70년대 듣보잡 만화가 일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다

(요정 핑크 1권 보면 김수정이 엑스트라로 나온다 ㅋㅋㅋㅋ....둘리에서 김동와 작가라고 살짝 언급이 되듯이)

둘리를 그려서 김동화 작가에게 보여줄때 반응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야 ? 악어 새끼냐?"

"네놈, 눈이 삐었냐? 이런 악어가 어디있어? 공룡이다."

동화- "아무리 봐도 이거 조낸 망할 거 같다."

이래서 성공 여부로 밥 한번 사자 내기를 했고 몇 해 안가 김동화 작가는 밥 샀다고 ;;

(한국의 만화가 18인에선 김수정이 보여주던 이 당시 만화를 김동화가 속마음으로 이놈 천재 아닐까?

이렇게 그렸고 덤으로 이는 20년도 더 된 일이라 기억이 틀릴 수 있습니다...글도--해당 책자는 2004년에 출판되었기에)

그럼? 둘리는 검열에서 무사했냐고?

둘리 애장판이니 여러 버젼 보면 

보시다시피 코믹 엑스 버젼--- 길동씨!

디자인 하우스판, 애장판- 길동아.....찌!

가장 먼저 나온 요요코믹스 및 연재판은 길동아!

외계인인 도우너는 당연히 지구인을 애완동물이라고 부른다..........극중에 도우너가 길동아라고 하다가 처맞는데

길동아! 라고 부를만하거늘 아이가 어른 이름을 함부로 부른다고 당시에도 김수정 작가 괴롭혀와서

이후 수정버젼을 내놓다보니 길동아! 라고 나온 초판 버젼은 없어졌기에 애장판조차도 길동아...찌가 되어버렸다ㅡㅡ

이거 말고도 여러 대사가 수정당했다;;;

게다가 줄거리도 여럿 수정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둘리 역시 검열 속에서 전혀 다른 설정이나 여러 변경을 거쳐야 했는데 작가 마음도 아닌 당시 검열이라는 게 참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