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데드풀이 나왔을 때도 스토리는 좀 설렁설렁 쓴 듯한 의구심이 들었었지만 용서할 수 있었다. 이전엔 보지 못했던 잔인함과 듣지 못했던 저세상 섹드립의 향연이었으니까.

2편은 또 어떤가? 

나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을 이야기할 때 데드풀이 나오지 않는 것이 조금 불만이다. 액션도 좋았지만 주인공과 빌런의 선택과 행동엔 설득력이 있었고 그 안에 무수한 패러디와 떡밥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막장스러운 이야기의 전개나 도미노의 초능력도 아주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3편은 보는 내내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분명 데드풀인데 왜 드립이 웃기지 않고, 액션은 치밀하지 않은지? 안타깝게도 그 와중에 둘의 액션은 꽤 괜찮기도 하고 합을 맞추기 위해 엄청 노력했을 것 같기도 했는데, 피가 튀고 썰려나가도 긴장되지 않고 일부 장면들은 꽤 괜찮기도 하다. 그래서 안타깝다. 과거엔 꽤 중요한 위치였던 마블 히어로들이 되돌아왔고 그들의 활약도 제법 볼만했다. 이렇게 성의있게 만들어놓고 재미없으면 어떡하란 말인가?

불만이 좀 많았음에도 졸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데드풀만의 개막장스런 유니크함은 이 시리즈만의 매력과 경쟁력이니까.

그러나 나는 잊혀졌던 B급 히어로들을 헌사하는 것보다 도미노 겨털을 한 번 더 보여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