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제 1차 최전성기, 제 2차 최전성기(중흥기, 부흥기)의 국제적 위상을 대표하는 두 기록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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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사(冬至使)의 서장(書狀)에,

" 신 들 일행은 요동을 출발한 이후로 밤낮으로 길을 배로 재촉하여 11월 18일에 북경에 도착했었습니다. 20일에 홍려시(鴻臚寺)에 단자(單子)를 제출하고 21일에 조당(朝堂)에 알현하였고 22일에 표문(表文)·자문(咨文)·방물(方物)을 모두 무사히 헌납(獻納)하였습니다. 25일 동지(冬至)에는 황제가 궐내(闕內)에서   자성 ( 慈聖 )께 친히   하례 드렸기 때문에   외정 ( 外庭 )에서의   하례 는 정지하고   신 들에게만 예를 행하게 하였으므로   신 들은 또   오문 ( 午門 ) 밖으로 나가서 전처럼 예를 행했습니다. 5일에 하마연(下馬宴)에 참여하였고 13일엔 상사(賞賜)를 받고 곧 상마연(上馬宴)에 참여했습니다. 17일엔   험포(驗包) 했고, 20일에 조당(朝堂)에 하직을 고하고 옥하관(玉河館)을 출발, 다시 통주(通州)로 돌아와, 통사(通事)   강세영(姜世英) 을 먼저 보냅니다.

중국 조정에는 별로 긴요한 기별이 없습니다. 황제는 3일·6일·9일의 시조(視朝)를 모두 생략했습니다. 중로에서   신 들이 듣건대 내년에 있을 황세자 책봉에 대한 성지(聖旨)가 이미 있었다고 하였으므로 북경에 도착하여 다시 더 알아보니 옥하관 부사(玉河館副使)·서반(序班)·예부 서리(禮部胥吏) 등이 모두 ‘내년에 제반 일을 준비하고 내후년 봄에 책봉하라는 성지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또 통보(通報)를 얻어 보니 지난 11월 5일 내합(內閤)에서 성유(聖諭)를 접출(接出)하였는데 ‘태자 책봉의 일을 내년에 각 해당 관서에 전하여 돈과 양식을 준비토록 할 것이며 내후년 봄에 책봉을 거행하도록 하라. 각 관서가 소요(騷擾)하여 더욱 지연되는 것을 다시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허실을 알아보기 위하여 통사   이춘란(李春蘭) 을 시켜 제독 주사(提督主事)에게 ‘듣건대 조정에 책봉 대례(冊封大禮)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배신 (陪臣 )이 이곳에 왔으니 알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을 분명히 알고 가서 우리 국왕에게 보고하게 하여 달라.’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그러한 의견은 있으나 성지(聖旨)가 과연 있었는지는 나는 아직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말을 살피건대 자못 숨기려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말은 전부터 있었지만 사실 여부를 모르는 이상 경솔하게 장계를 드리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지금은 성유(聖諭)와 통보에 분명히 쓰여 있었는데 과연 거행할는지 그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일이 중대하므로 우선 들은 대로 써서 치계합니다. 또 이번에 군관 부장(軍官部長)   최철곤(崔鐵崐) 이 중도에서 병을 얻어 이달 8일에 옥하관(玉河館)에서 사망했습니다."

하였는데, 입계하니, 예조에 내렸다.

- 선조실록 25권, 선조 24년(1591년) 1월 14일 신해 1번째기사

기원후 1500년대 당시 최전성기였던 포르투갈, 터키의 오스만 왕조조차 감히 비할 수 없었던 조선의 국제적 위상. (etoland.co.kr)

이는 조선국의 제 14대 임금인 선조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591년경때 조선국 사신단이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서 있었던 일들인데요. 당시 명나라의 제 14대 임금인 신종(만력제. 본명은 주익균)이 자성(명 신종의 어머니되는 사람)에게 하례를 드리는 날이였기 때문에 외정(외국 조정)에서의 명 조정에 대한 하례는 중지되었는데, 오직 조선국의 사신단에게만 명 신종에 대한 하례에 허가되었다는 기록입니다. 이는 그만큼,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서 황실 집안 행사와 조선국 사신단에 대한 접견을 동격으로 간주했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조선국에게만 대명회전 전권을 하사한 사례만 봐도, 기원후 1500년대 당시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와 중국의 명나라 조정을 섬겨오던 포르투갈, 터키의 오스만 왕조(둘 다 기원후 1500년대때 최전성기를 구가하였죠.) 역시 감히 바랄 수 없는 특례를 오직 조선국만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게 하사받아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8일, 황제가 궁으로 돌아올 때 또   예부 를 통하여 통지하였기에 신들이 흑단령(黑團領) 차림에 흉배(胸褙)는 떼고서 조양문(朝陽門) 밖 5리에 있는 돌다리로 나가 기다렸습니다. 사시(巳時)에 황제가 황옥소교를 타고 왔습니다. 신들이   예부   우시랑( 禮部   右侍郞) 추병태(鄒炳泰)와 주객사 원외랑(主客司員外郞) 복극정아(福克精阿)와 함께 반열을 이루고 길 왼쪽에서 공경히 맞이하니, 황제가 신들을 바라보고는 황옥소교 앞으로 나오게 한 뒤, 한어(漢語)로 시위하는 대신으로 하여금 신들에게 묻게 하기를 ‘국왕은 평안하신가?’ 하였습니다. 칠액 부마(七額駙馬)인 납망다라기(拉網多羅記)가 나와서 황상의 유지를 전하기에, 신들이 통관 태평보(太平保)로 하여금 대답하게 하기를 ‘국왕은 황상이 내려 준 복 덕택에 계속 평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황옥소교가 지나간 뒤에 신들이 뒤따라 바로 관소(館所)로 돌아왔습니다. 황제는 처음 정사를 행하면서 말을 되도록 간략하면서도 무겁게 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에 이에 앞서 누차 신들을 돌아보는 거조를 취한 것에 대해서도 통관들이 오히려 영광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이때에 이르러서는 서로 더불어 와서 축하하기를 ‘황상께서 귀국(貴國)에 대해 이토록 관심을 보이시니,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조선 전기 곧 조선의 제 1차 최전성기, 조선 후기 곧 조선의 제 2차 최전성기(중흥기, 부흥기)을 상징하는 두 기록들을 발췌해온 것인데요. 조선 전기는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게 명 조정의 모든 기밀을 담은 종합 행정 법전인 대명회전 전권을 하사받음은 물론, 명나라 황실 집안 행사와 명 조정의 임금의 조선국의 사신단에 대한 접견이 동격으로 간주되는 것에 이르렀고, 조선 후기는 조선국의 사신단이 청나라 조정의 핵심 내정 정확힌 청나라 황실 집안 행사 겸 핵심 내정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크다고 보여지지요. 이는 중국의 명나라 조정, 여진족이 세운 중국 정복왕조인 청나라 조정에서 자국의 조정에 입조해와 자국의 조정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나라들 중에서 오직 조선국에게만 굉장한 특별 배려를 베풀어왔다는 추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도 한 것이구요. 흥미로우니만큼, 유익한 참조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