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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아까부터 참았다"...조롱 응원 파문 배재고 야구부, 지도자는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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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30 () 14:00조회 : 52추천 : 3

0003517424_001_20260630115406995.png?type=w64729일 청룡기. 광주일고-배재고 경기가 배재고 더그아웃의 지역 비하성 조롱 응원으로 인해 중단됐다. 선수들의 시선이 3루 쪽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있다. KBSA 유튜브 캡처
지역 비하성 응원을 펼쳐 도마 위에 오른 배재고 야구부. 선수보다 지도자가 더 문제다. 

지난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현장에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나왔다. 6-2로 앞선 배재고 선수들이 8회 초 공격 중 상대인 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친 것.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론칭해 5·18 민주화 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했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고교생들이 이를 연상하게 만드는 응원 구호를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며 지역 비하를 자행한 것. 

광주일고 더그아웃에서 지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뭐 하는 거냐, 적당히 해라"라고 언성을 높였고, 심판도 경기를 중단시키고 경고를 주면서 추가 갈등은 확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장면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고, 배재고 선수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배재고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올렸다. 

30일 광주일고에 따르면 이규연 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올림픽회관 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공식 항의서한을 제출했다고 한다. 이규연 교장은 연합뉴스에 "어제의 일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산실이자 100년이 넘는 야구부 역사를 가진 광주일고 4만 동문과 전남광주특별시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관중들에게 경기 전후 상대를 비하하지 않도록 늘 교육하고 이를 위반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해달라"라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의식이 부족한 선수들만큼 현장에서 이를 관리하지 못한 배재고 지도자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공격 상황이라 코치 2명이 그라운드에 있었겠지만, 더그아웃엔 엄연히 감독이 있다. 

권오영 배재고 감독은 선수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어른들의 관리가 미흡했다고 자책한 걸로 알려졌다. 조윤채 광주일고 감독에게 연락해 사과도 했다고. 

하지만 한두 명이 더그아웃에 있었던 거의 모든 선수가 꽤 긴 시간 동안 조롱 섞인 구호를 쏟아내고 있었다. 광주일고 지도자가 심판에게 이 상황을 항의하며 "아까부터 참고 있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중계 화면에 잡히지 않은 지역 비하성 구호가 8회 이전에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더그아웃에서 지도자들이 선수들에 대한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고교생이나 지도자나 역사의식이 비슷했다는 얘기다. 배재고는 사과문을 통해 '해당 학생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했지만, 공감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배재고에 몰수패를 주지 않은 심판진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발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협회 차원의 칼 같은 조처가 필요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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