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드론에 10조 '올인'…전함시대 끝내고 국방 대전환 선언

장관 사임 부른 국방예산 갈등 마무리…스타머 마지막 작품
57조원 재정공백은 여전…내달 나토 정상회의, 안보자립 시험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 찾아온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6.6.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영국 정부가 오랜 진통 끝에 미래 국방 전략의 청사진인 '국방투자계획(DIP)'을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핵심은 50억 파운드(약 10조2100억 원)를 드론과 자율무기 시스템에 쏟아붓는 것으로, 사실상 대형 전함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군사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직접 반영한 결과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매달 드론 20만 대를 사용하며 전세를 바꿔놓았고, 영국은 이 같은 저비용 고효율 무기가 현대전의 핵심임을 인지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노후 구축함 교체 계획을 전면 폐기하고 대신 무인 시스템의 '모함' 역할을 할 공동전투함(CCV)을 최소 6척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국방 예산을 둘러싼 오랜 진통 끝에 발표됐다. 이달 초 존 힐리 전 국방부 장관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키어 스타머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사임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마저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번 계획은 그의 임기 마지막에 남기는 정책적 유산이 됐다.
스타머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투자를 '게임 체인저급'이라고 평가하며 "영국 군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 소령 출신인 댄 자비스 신임 국방부 장관 또한 "무인 시스템이 현대전을 정의하고 있다"며 영국 장병들이 필요한 장비를 더 신속하게 보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 불안은 여전하다. 영국 정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6% 수준인 국방비를 차기 의회에서 3%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군 수뇌부는 향후 4년간 약 280억 파운드(약 57조 원)의 재정 공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표에서도 이 막대한 부족분을 어떻게 메울지 구체적인 방안은 빠져 있다.
계획 발표가 9개월이나 지연되면서 방위산업 투자가 위축되고 동맹국들의 신뢰에 흠집이 간 것도 부담이다. 올 초 키프로스 공군기지가 이란제 드론에 피격됐을 때 영국이 첨단 군함을 즉각 파견하지 못해 전력 공백이 드러난 사건은 영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로 남았다.
스타머 총리는 내달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꾸준히 제기하는 가운데, 영국의 이번 국방력 재편 계획은 안보 자립 능력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강민경 기자 (pasta@news1.kr)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9030616
우리나라 국방전략도 발빠르게 바뀌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