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백서 공동저자 박지훈이 말하는 김남국

길더라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전형적인 B형 인간, B급 인간에게 우리는 속았습니다.
웬만하면 김남국 얘기는 안하려고 했다. 인연이 짧아서 그를 아주 잘 알지는 못하고, 또 민주당에 흔해빠진 고인물 정치인들보다는 그나마 젊은 사람이 정치권에 잘 안착하고 뭔가 개혁적인 정책들을 잘 추진하기를 바랬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록 짧았어도 동지로 함께했던 김남국이 내게 남긴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그 강렬한 인상은 호감을 품은지 불과 몇달만에 배신으로 돌아온 데 대한 실망감이었다.
2019년 11월, '조국백서' 기획이 시작됐다. 고일석기자님이 처음 혼자 집필하려고 시작했던 것이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덩치가 커졌고, 그 과정에서 나도 그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내 기억으로 11월 말쯤이던가에 조국백서 준비위원회가 꾸려졌고, 최민희 전 의원이 여러 실무를 담당하고 김민웅 교수님이 위원장으로 책임을 맡았으며, 여러 필진들이 영입됐다.
당시 필진으로는 고일석 기자님과 나 외에,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님, 아이엠피터님 등 여러 분들이 참여했는데, 거기에 김남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 사람, 즉 고일석기자, 김남국, 나 세 사람의 원고 분량이 가장 많았다. 각각 거의 30%씩 됐다.
2019년 11월 말 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는데,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들은 비교적 빠르게 원고를 완성해 제출했던 반면, 나를 포함한 주요 필진 3명은 수개월씩 걸렸다. 내 기억으로 나는 아마 3월말 정도에 탈고하고 원고를 넘겼고, 고일석 기자님도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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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남국은 고 기자님과 내가 원고를 탈고한 후로도 한참이나 소식이 없었다. 아니, 소식이 두절됐다. 약속된 원고도 제출되지 않았다. 한참이나 뒤늦게 알고 보니, 갑자기 2020년 총선 공천을 받고는 거기 뛰어다니느라 원고 작업을 거의 하지 않은 것이었다.
총 원고 분량의 30%나 맡았던 필자가 초대형 펑크가 난 것이다. 김남국이 맡았던 파트는 법조 파트여서 법조인이 아닌 다른 필진이 대신 써줄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다.
그래서 최민희 의원이 다급하게 수소문해서 해당 분량의 대타로 모셔온 분이 민변 활동으로 많이 알려진 김지미 변호사였다. (지금 종합특검 특검보로 언론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는 그분이다.)
당연하게도 이로 인해 조국백서는 출간이 예상보다 크게 늦어졌다. 그래도 펑크난 분량을 대신 맡은 김지미 변호사가 생업을 줄여가며 연일 분투한 끝에, 8개월만인 2020년 8월 5일에 조국백서가 출간됐다.
하지만 그 지연된 동안에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로부터 조국백서 팀을 향한 왜곡된 공격보도들이 쏟아졌다. 사전 모금을 받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몇달이나 더 지연되었기 때문에 그런 공격들의 주요한 빌미가 됐다. 위원장을 맡은 김민웅 교수님이 가장 많은 포화를 맞았고, 다른 필진들도 보수언론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던 나에 대한 별도 공격 기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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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연과 그로 인한 공격들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도 김남국의 원고 펑크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는데도, 사과나 유감의 말 한마디 없었다. 준비 단계에서 수차례 만나 결의를 다졌었고, 김남국은 조국백서 위원회 이사회의 감사이기까지 했는데도, 원고 펑크 이전에도, 그 이후로도 연락 한번 없었다.
물론 그 개인의 입장에서는 조국백서 집필보다 공천과 선거운동이 더 중요했을 수 있다. 권력자 뱃지가 소중한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당연히 원고 집필 작업을 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던 나머지 멤버들에게, 자신이 공천을 받아 선거운동 뛰느라 우리가 함께 약속했던 원고를 쓸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짧은 코멘트로 알리기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름 없는 젊은 변호사 정도에 불과했던 김남국이 어떻게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을까. 김남국이라는 이름을 시민들의 뇌리에 새긴 사건 덕분이다. 바로 2019년 조국사태 국면에서 서초동과 여의도를 떠나가게 뒤흔들었던 검찰개혁 집회에서 수차 연단에 올라 이름과 얼굴을 알린 것이다.
또 김남국은 몇번 정도는 정경심 교수 재판에 들어가 방청기 방송을 남기기도 했었고, 그 방송들 역시 많은 시민들의 기억에 남아 그에 대한 호감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일단 당선된 후 그는 검찰개혁 문제에 있어서 그리 유의미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개혁이 의제가 될 때마다 마치 자신이 일정 지분이라도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을 얹은 적은 여러번 있었던 정도다.
그래서 내 기억 속의 김남국이라는 사람은, 단순히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넘어 그로 인해 동지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기까지 해놓고도, 사전 양해도 사후 사과 한 마디도 남기지 않는 파렴치한 인물로 남았다.
당연히 다시는 그와 인연을 맺지 않을 것이며 또 그가 하는 말은 믿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내게 김남국이란 사람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면, 듣기 좋게 둘러서 표현하더라도 동지로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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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김남국이 수차 논란을 일으킬 때에도 그에 대해 비판의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조국백서 동지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비난을 받게 만들었어도 그를 직접 비난하는 것은 꾹꾹 눌러가며 참았다.
불과 몇달짜리라고 해도, 잠깐이었어도 뜻을 함께했던 과거의 동지였으니까. 그리고 입만으로라도 '검찰개혁'을 말하고 있으니까. 실제론 별 한 것도 없으면서 자신을 내세우는 취지였지만.
그런 김남국이, 놀랍게도 어제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말을 늘어놓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꾸만 이야기 나오는 것들이 검찰개혁, 보완수사권, 이런 거 뭐, 1인1표제, 정당내부의 문제이고 과거의 문제이잖아요. 10년, 20년 이미 검찰개혁, 계속 검찰개혁 가지고 이야기 하는 거에 대해서 많은 우리 2030 세대들이 싫어합니다."
"그리고 선거를 치르는 동안 검찰개혁 완수해달라고 하는 시민 한 분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 지지층이 검찰개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로 민주당이 앞으로 10년 20년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2030 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분노도 아깝다. 연단에서 몇번 검찰개혁 외쳐서 주목 받아 공천받고 뱃지 달고는, 이제 와서는 자의적으로 2030 세대가 검찰개혁 싫어하니 검찰개혁 그만 얘기하잔다.
김남국 당신의 정체성은 도대체 뭔가. '검찰개혁'의 가면을 쓰고 국회의원 뱃지를 다는 데에 성공하더니 이제는 '검찰대혁' 대신 '친명' 타이틀로 갈아탔으니 거추장스럽고 할 일도 많은 검찰개혁은 헌신짝처럼 버려버린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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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오고 또 김민석이 정부안 제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로, 많은 분들이 이제 곧! 검찰개혁이 완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용민 포함 극소수 몇몇을 제외하면,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검찰개혁에서 발을 빼버린 상황이다. 김남국을 보라.
검찰에 수사권이 남으면 검찰개혁은 다른 어떤 장치를 더하더라도 반쪽도 안된다. 법에도 교과서에도 없는 '보완수사권'이라는 말은 대국민 기만 목적의 검찰발 신조어이고, 실제로는 '재수사권'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멋대로 뒤집어 새로 수사하는 것이 저들이 말하는 '보완수사'다. 이게 존치되면 지금까지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없어진다.
나는 민주당이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소위 '보완수사권' 문제에서 슬그머니 후퇴하려는 모양새라고 강력하게 의심하고 있다. 검찰개혁 시민들이 실눈을 뜨고 계속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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