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희교수 - 청와대발 주가폭락? 한심한 한미 언론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이 주가 폭락의 원인이라는 언론 보도는 타당한가? 발언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증시에 영향을 미쳤고, 블룸버그 기사 발행 후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한 점을 볼 때, 이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사후적 해석에 불과하며 언론의 한심한 분석 행태를 보여준다.
1. 김용범 정책실장 발언과 주가 폭락의 인과관계에 대한 언론 보도의 문제점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이 주가 폭락의 원인이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이는 언론의 한심한 분석 행태를 보여준다.
1.1. '횡재세' 논란과 주가 하락의 시간적 간극
국민에게 초과세수를 돌려주자는 발언이 '횡재세'로 왜곡되었으며, 이것이 주가 투매를 낳았다는 분석이 있었다.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8천 포인트를 앞두고 있던 매수세는 투기적인 흐름에 불과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은 5월 11일 밤 10시 8분에 페이스북에 게시되었다.
이 발언은 다음 날인 5월 12일 한국 증시 개장 초반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국 증시는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3분경 7,999.67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후 오전 10시까지 등락을 거듭하다가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작되었고, 오전 10시 41분에 7,421.71포인트까지 급락했다.
만약 김용범 실장의 발언이 폭락의 원인이었다면, 발언 공개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 증시 개장 전에도 선물 거래가 있으며, 발언에 대한 우려나 분석, 대응책 논의를 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장 후 1시간 동안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는 점은 분석가들의 게으름을 의심하게 한다.
1.2. 블룸버그 기사와 한국 언론 보도의 문제점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미국의 경제 매체 블룸버그의 기사였다.
문제시된 블룸버그 기사는 한국 증시 개장 후 2시간이 지난 10시 50분에야 발행되었다.
이 기사는 단순히 벌어진 현상에 대한 사후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서로 인과관계가 없을 수도 있는 두 가지 현상, 즉 국민 배당금 주장과 출렁이는 한국 증시를 원인과 결과로 억지로 연결시킨 것은 분석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기사였다.
더욱이 웃긴 점은, 블룸버그 기사가 발행될 시점에는 한국 증시가 이미 저점을 통과하여 100포인트 이상 회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블룸버그 기사가 나온 직후에 주가가 다시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만약 블룸버그의 주장대로라면, 김용범 실장이 아니라 블룸버그 자신이 한국 증시 폭락을 유도한 셈이 된다.
이후 한국 언론들은 "삼성, SK 돈도 나누자 한 줄 던졌다가 코스피 무너졌다", "예상치도 못했다", "김용범 정책실장 한마디에 코스피 냉온탕" 등의 보도를 쏟아냈다.
언론은 김용범 실장이 주가 폭락의 주범인 것처럼 낙인을 찍었고, 정치인과 정당들이 이에 편승하며 언론은 더욱 부채질하는 양상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