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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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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하루
2026-07-02 () 23:15조회 : 207추천 : 8

가끔 아내의 입술에 입을 맞추다가, 문득 2009년의 그 입술을 떠올린다. 그때는 작아서 신기했고, 감은 눈이 예뻐서 웃었고, 붉어진 볼이 좋아서 또 웃었다. 이유를 찾다가, 결국 이유 같은 건 없었다는 걸 알았다. 그냥 다 귀여웠다.

17년이 지났다. 입술은 그대로인데 그 옆에 붙은 것들이 많이 변했다. 가슴도, 뱃살도, 그 사이 어딘가의 살들도. 아이 셋을 낳고 키우는 동안 세월이 지나가면서 하나씩 놓고 간 것들처럼, 우리 몸에도 뭔가 자꾸 쌓인다. 나는 가끔 거울 앞에서 씁쓸하게 웃는다 — 나도 마찬가지니까. 배는 나오고 머리는 빠지고, 청춘이라는 단어는 이제 남의 이야기 같다.

그런데 이상하지. 그 말랑말랑한 살을 만질 때마다 나는 여전히 좋다고 느낀다. 처음엔 그게 이상해서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이게 사랑인가, 아니면 그냥 익숙함인가. 답은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처음 만났을 서른살의 팽팽함을 좋아했던 마음과 지금 이 물렁함을 좋아하는 마음이 결국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는 것.

세상은 자꾸 탱탱하고 날씬한 것만 예쁘다고 떠든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피식 웃는다. 그들이 모르는 게 있다. 17년을 같이 산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다. 셋이나 되는 아이를 낳고, 밤을 새우고, 같이 늙어간 흔적들. 그걸 만지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건 육체가 아니라 시간이다.

그러니 어쩌겠나. 홍조 든 볼도, 말랑한 뱃살도, 다 좋다고 할 수밖에. 팔불출이라 불려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 나이 되면 쿨한 척하는 것도 다 귀찮아진다. 그냥 좋은 걸 좋다고 말하는 게, 결혼 17년 차의 특권 아니겠나 — 조금 후줄근해진 낭만이지만, 그래도 낭만은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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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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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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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짱 ㅋㅋㅋㅋ 쿨타임이 끝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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