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조상 찾기' 열풍‥"반복하지 않으려 잊지 않는다"

'나치 조상 찾기' 열풍‥"반복하지 않으려 잊지 않는다" (2026.07.03/뉴스데스크/MBC)
앵커
국내에선 학살의 참상을 외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롱하거나 심지어 왜곡하려는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독일의 경우엔, 자신의 조상이 나치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해주는 사이트가 화제라고 합니다.
자기 가족의 잘못이라 해도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고 기억해 재발을 막겠다는 시민들이 벌써 2백만 명이 넘는다는데요.
베를린 이덕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독일의 30대 직장인 안드레아스 씨.
2차 대전 당시 가족들이 혹시 나치가 아니었을지 늘 궁금했습니다.
[안드레아스 막스 바즈머]
"우리 할아버지는 사실 스스로 이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독일 언론매체가 만든 나치 당원 명부 조회 사이트.
이름과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1천만 명 넘는 나치 당원 명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씨와 함께 운전병으로 복무했던 할아버지의 정보를 입력해 봤습니다.
[안드레아스 막스 바즈머]
"자, 제 친할아버지를 한 번 보죠."
흐릿해진 글씨에 정확한 가입 날짜는 알 수 없지만, 나치 당원이 맞습니다.
할아버지만이 아니었습니다.
증조할아버지는 히틀러가 총리 자리에 올랐던 해에, 증조외할아버지는 2차대전 발발 직전에 나치에 가입했습니다.
가족들이 나치였다는 사실에 안드레아스 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안드레아스 막스 바즈머]
"<히틀러의 정치조직에 합류하기로 한 가족들의 결정을 이해하세요?> 음. 제 생각엔‥ 이해합니다."
하지만 수치스러운 가족의 역사를 알게 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똑바로 기억해야 한다는 겁니다.
[안드레아스 막스 바즈머]
"우리가 했습니다. 우리도 그 일부예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겁니다."
나치 당원 명부 조회 사이트는 지난 4월 개설 직후 200만 명이 넘게 찾을 정도로 독일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은 이런 개인뿐 아니라 언론과 기업 등 독일의 전 사회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남부의 그루네발트 역.
2차 대전 때 아우슈비츠 등 강제수용소로 1만 명 넘는 유대인들을 실어 나른 열차가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이 역엔 날짜별로 열차의 행선지와 유대인 수를 적은 동판 186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수잔 킬/도이체 반 기업 역사 담당]
"독일에서 인종차별 박해를 받았던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전후 세대의 확고한 신념이 반영됐습니다."
과거는 왜곡과 조롱이 아닌 기억과 반성의 대상임을 패전 81년이 지난 지금도 독일은 되새기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