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 "나 살아있는 거 아내에게 알리지 말아줘"‥이어지는 기적

"나 살아있는 거 아내에게 알리지 말아줘"‥이어지는 기적 (2026.07.03/뉴스데스크/MBC)
앵커
베네수엘라에서 강진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이미 골든타임을 훌쩍 지났지만, 세 살배기 아이에 이어, 무너진 건물에 갇혀있던 40대 남성도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포기할 수 없는 수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켜켜이 쌓인 콘크리트 잔해 사이로 한 남성의 손이 조심스럽게 움직입니다.
[칠레 구조대원]
"에르난! 아까처럼 손을 한 번 더 움직여 보세요. 아주 좋아요! 완벽합니다!"
지진 발생 여드레째.
야간 근무 중 덮친 강진으로 쇼핑몰 지하 2층 초소에 갇혔던 40대 경비원 에르난 알베르토 길 플로레스가 마침내 다시 빛을 봤습니다.
들것이 지상으로 올라오는 순간
현장은 환호와 박수로 뒤덮였습니다.
[바그너 레이바/코스타리카 적십자 국가긴급대응 책임자]
"시간이 좀 지나 우리는 에르난에게 접근해 물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첫 한 모금을 건네기까지 거의 사흘이 걸렸습니다."
에르난이 살아 있다는 걸 알고부터 칠레와 코스타리카 등 각국 구조대는 70시간 동안 밤낮없는 사투를 벌였습니다.
카메라를 밀어 넣어 에르난과 소통했고, 관을 통해 물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에르난은 혹시 끝내 빠져나오지 못해 아내가 더 큰 상처를 받을까 봐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아내에게 알리지 말아달라"고 구조대원들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구스비마르 곤살레스/생존자 에르난 아내]
"그 오랜 시간 동안 음식도 물도 없는 상황에서 남편을 살아 있게 해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남편은 그 모든 고통을 전사처럼 견뎌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라과이라주의 한 아파트에선 구조팀이 잔해 더미에서 찾은 세 살배기 어린아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모두가 생존 가능성에 고개를 젓던 엿새째에 찾아낸 기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천5백여 명에 실종자는 수만 명.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조대원들은 또 다른 기적을 찾아 지금도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








